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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설 영화 보고

  이번 설 영화 중에 본거 또 본거 말고 제가 새롭게 취한 영화중에 기억에 남는 작품이 몇 있네요. 하나는 <미스트>고
또 다른 것은 <극락도 살인사건>인데, <미스트>는 SF의 탈을 쓴 스릴러이고, <극락도
살인사건>은 스릴러의 탈을 쓴 SF였습니다. 그 밖에 <아름답다>라든지 재밌는 영화 몇 편 봤는데 제목은 커녕
내용도 기억이 안나는군요.

 
설 내내 두통에 시달렸기에 티비 앞에 앉아서 하루종일 영화와 다큐만 봤더니만, 요즈음의 영화가 결말을 맺는 법이 어느새 다시
변했구나 싶어요.  <식스 센스>이후로 소위 내용 반전의 영화가 한참
붐이었지만, 요새는 다시 변한 느낌입니다.

 
주인공이 결말에서 괴로워하거나 죽음으로 끝맺는 작품이 많아졌고, 작품의 끝이 어떠한지 누구나 자연스럽게(실 역사나 플롯으로)
결말을 알 수 있지만 작품의 종반을 향해 향하는과정 속에 의미나 재미를 포함하려는 시도가 늘은 것 같습니다.

The Kingdom

  다른 분은 어땠는지 모르겠으나, 제가 보기에는 참 괜찮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간단히 말하면 관객에게 단 한 문장 말해주기 전에 수많은 우여곡절과 난투를 보여주는 건데, 사실 이 한 문장을 이해시키기 필요한 장면이었습니다. 이 영화를 본 여느 관객은 “뭐야, 이 얘기 한 마디 하려고. 내용이 없넹.”라며 한 문장 뿐이 영화의 내용에 실망하고 나가지만 영화 내내 보여줬던 장면 없이는 그 한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이는 별로 없습니다.

The Names Bond…James Bond. Casino Royale.

  카지노 로얄을 이번에서야 보게 되었다.

  예전에 이 영화가 최악의 상 중 하나를 받았다길래 사람들이 원하는 제임스 본드는 역시 인텔리 인텔리전스 에이전트인가보다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사람들의 그런 기대는 진짜 더글라스 세븐의 모습이 아닌 듯하다. 사람들은 서서히 쇠퇴하며 추락해온 총 조차 제대로 겨눌 줄 모르는 날아오는 어쩔 줄 모르는 제임스 본드가 더글라스 세븐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고 나는 감히 말하겠다.

  절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힐 수 없는 기혼 여성이 편한 작업남.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의(요새의) 본드처럼 임무가 부업이고, 여자가 본업인 잠자기 바쁜 마치 파일럿 같은 잘나가는 에이전트가 아니다. 이번의 그에게 있어 여자는 임무의 연장선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는 단련된 육체와 판단력과 주의력 그는 살인면허인 더글라스를 가지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춘 여럿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는 진정한 더글라스 세븐으로 성장해나간다.

  영화는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황홀한 여체가 춤을 추는 오프닝을 과감히 버렸다. 그리고 진짜 ‘에이전트’는 무엇이며 ‘더글라스’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준다. 그의 활약이 단순한 원맨쇼 뿐만이 아닌 조직의 백업에 기반해 있다는 것을 주지시킨다. 이런 점은 기존의 원맨 액션 영화가 이미 대세가 아니라 는 점에서 딱히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이 007이라는 점에서는 매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마치 미션 임파서블이 타협을 보고 멋진 3탄으로 돌아온 것과 같다고나 할까?

  여튼 간에 정말 하고 싶은 얘기는 따로 있는데, 마치 새로운 해석으로만 보이는 이번 편이 사실은 ‘매우 고전적인 007’에 대하여 많이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동료만 믿고 굳이 본드가 없어도 될 것같은 곳에서도 날라리같이 날뛰기만 하는 요상한 본드가, 예전처럼 다시 접촉이나 수사를 위해서 건물에 들어설 때면 먼져 온 다른 에이전트가 그를 인도해주고, 그가 절벽으로 둘러싸인 설산에 잠입해 있다면 그를 위한 장비와 정보를 위해서 절벽까지 오르는 동료가 있는가하면 동료의 배신도 고려해야하는 것. 냉혈하고 모든 것은 분석의 대상이자 도구로 생각하는 듯 싶지만, 악인의 죽음에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충격받은 사람을 말없이 위로해주고, 사랑에도 빠지는 냉혈한이 아닌 뜨거운 마음을 지닌 자로 돌아온 점이다. 사람들은 이 영화가 007 시리즈의 특별한(잘나가는 인텔리) 점이 다 없어진 여타 영화와는 다른 특별한 점을 잃었다고 말하지만 사실, 내가 보기에는 잃은 것을 되찾은 것처럼 보인다.

  본드의 복장이 복장이 하와이식(?) 셔츠로 시작해서 턱시도를 거쳐 마지막에는 완벽한 슈트로 탈바꿈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본드는 성장한 것이다. 예전의 본드가 그랬듯이, 자신이 미워하는 악인의 손에 사랑하는 이를 잃고서 그는 마침내 진정한 더글라스 세븐으로 거듭난다.

Jumper. 2월 개봉!

[Flash] http://www.jumperthemovie.com/widget/jumper-widget.swf


  이 컨셉도 나오고 말았구나;;
  그나저나 우정과 사랑 그리고 대가인가. 흠,, 어느 능력이라도 타인이 공유할 수 있는 것이라면 여느 인간적 능력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로의 사상에 마찰이 생기고 견제가 생기니까요. 요컨데 이 얘기는 조금 특별한 능력으로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다만 능력의 희소 가치 때문에 영향 여파가 더 큰 일반적인 서로의 투쟁과 마찰을 다룬 얘기? 
  여튼간에, 결국 승리의 관건은 얼마나 더 넓은 상상력을 지녔는가?
그나저나 이거 아무리봐도 주인공은 범죄자고, 그를 잡으려는 특수 경찰을 물리치고 자유를 손에 넣는 듯 싶었으나 평생 쫓긴다는 얘기…는 아니겠지.
  공식 사이트에 가면 다른 트레일러가 있음.

DVD 왔습니다. 그런데…….

  우습게도 한글 더빙도 들어있지 않고 Special Features는 자막이 전혀 없군요.
  하하. 제길. 돈 아까워 미치겠군.
  영화빼고는 자막이 없다는게 말이나 되나. 죽으려고, 그냥.
  알아봤는데 저작권 때문에 방송방영분은 판매를 안한다더군요. 계약사항이 방영 뿐이기 때문에.
  DVD에 더빙판도 안들어있으니 헛짓거리에 헛돈쓰고 헛물만 켯습니다.

Unbreakable

  11일 저녁 TV에서 방영하는 것을 우연히 보게되었습니다.
  5점 만점에 4점.
  정말 감명 깊게 보았습니다
  현실적 환상극. 저는 이런것이 좋습니다. 살짝 비틀고 들어가, 무게감을 실을 수 있으면서도 허무맹랑하지도 않습니다.
  현실에서 살고 죽으며, 현실에서 꿈꾸는 것.
  현실인지 환상인지 구별하려 하지 않고 놔두어도 그것으로 충분한.
   시나리오의 꾸밈새나 전개는 놀라운 완성도를 자랑하고, 영상을 통한 표현력도 뛰어납니다. 음악도 정말 마음에 들어서 지금 OST를 듣는 중.

  그가 평소에 입던 우비의 SECURITY라는 글자는 역에서 특히 매우 인상 깊었으며, 그가 물에서 나와 일어서는 장면은 가히 장대한 클라이막스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장 뭉클한 장면은 역시 마지막이죠.

  Now that we know who you are.
  I know who I am.
  I’m not a mistake.
  …….
  They called me Mr. Glass.



더빙된 영화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정말 아쉬운 것이 한국에서 미개봉작이라더네요. 그렇다면 DVD도 출시되지 않았겠군요.
  아아아. 사고 싶다!!! 사고 싶다!!! 그런데 미출시작이라니?!!

  이거 방영했던게 KBS2였던가요? 방송국에 전화해봐야겠네요. 얻을 수 있는지…….

Contact

  원래 소감을 쓸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간략하게 일부만 얘기하고자 합니다.

  우주를 사랑하고 갈망하는 사람이라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는 소설이자 영화지요.
  원작자인 고 칼 세이건(Carl Sagan)씨는 영화가 나오는 것을 보지 못하고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여주인공은 매우 건전한 – 회의론적 – 과학자입니다. 때문에, 외계인의 존재는 있을거라 생각해도 장담하지 않고, 절대자의 존재 또한 믿지 않습니다. 아니, ‘믿음’이라는 것을 믿지 않습니다.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남주인공은 신부학교에서 파면당한 사람이지만, 절대자의 존재를 믿습니다. 백악관 자문위원에 까진 오른 사람이기도 하지요.

  여주인공은 마지막에 변화합니다. 외계인과의 공식적인 First Contact를 통해, 우리가 무언가에 속해있는 존재이며 또한 귀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그리고 그것은 증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이라는 것도…….
  하지만 광신자가 되었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그녀는 여전히 지극히 건전한 과학자였습니다. 때문에 자신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을 부정하고 증명하지 못하지요.

  ‘Contact’는 매우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원하는 연구를 – 무지한 세간의 평에 의해 – 마음대로 할 수 없고 휘둘러짐을 당하는, 그리고 자신들의 주의 때문에 자신을 신뢰할 수 없는 과학자들의 고뇌가 잘 담겨 있습니다.

  칼 세이건이 꿈꿨던 것이 실제로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한 발짝 내딛을 수 있을테니까. 그리고 진실을 향해서도 나아갈 수 있을 테니까.
  아무리 어서 나아가고 싶어도, small move하라고 세이건은 말합니다. 이렇게 갈망하고 있는데……. 세이건 자신 또한 그렇지만 말입니다.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니까.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 하나를 얘기하죠.
  여주인공이 Contact을 했을 때, 그녀가 과거에 상상했었던 펜사콜라 해변이 그녀 주변에 구현됩니다. 그리고 하늘에는 수많은 종류의 별과 우주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정말 아름답기 그지없었습니다. 저곳에서 살고싶다고 생각했지요.
  프라네테스의 주인공이 해변에서 외계인을 만나는 꿈을 꾸는 장면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장면은 아마 이 Contact에서 떠온 장면이 아닐까 하네요.

  영화의 끝에 For Carl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의 영혼이 평안하기를…….

Memories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관에서 봤다면 정말 좋았을텐데’하는 생각이 듭니다.

  곧 개봉할 ‘스팀보이’의 감독을 맡고있는 오토모 감독의 작품입니다. 각기 다른 내용의 세 작품이 이어져 상영되는 옴니버스 형식이지요.
  이 작품은 일본의 미래, 현재, 과거를 풍자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딱히 누군가를 겨냥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의 행위를 통해서 그와 같은 행위를 하는 자들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반(1편)하고, 조소(2펴)하며, 증오(3편)하도록 만듭니다. 오토모 감독의 재능이 가장 빛을 발하는 대표적 작품으로 뽑고 싶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1편인 ‘Magnetic Rose – 그녀의 추억’였습니다. 우주선의 무덤에서 SOS 신호를 포착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죠.
  우주라는 의지할 곳없는 공간을 이용해 넓은 장소이면서도 고립된 장소를 소화해냈습니다. 진지하게 사건을 진행해가며 캐릭터의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게 만들면서도 그로 인한 피로를 느낄 새도 주지 않고 차분하면서도 성큼성큼 차례대로 단계를 밝아가며 관객의 시선과 사고를 주도합니다.
  하지만, ‘Magnetic Rose – 그녀의 추억’은 마무리가 상당히 애매해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행위의 결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관객에게 확연히 전달하지 못했다는 느낌입니다.
  나머지 ‘Stink Bomb’와 ‘Canno Fodder’는 직접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꼭 이것들을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음악도 정말 괜찮다 싶어서 OST를 구하려 했는데 알고보니, Yoko Kanno씨가 맡은 것이더군요. 특히, ‘Magnetic Rose’에서 나오는 오페라는 일품입니다. 이 장면은 너무나도 인상이 강렬해 ‘Memories’ 작품 전체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상단의 이미지가 바로 그것입니다.

  DVD를 구매할 생각을 하고 지웠는데 알고보니 DVD판매는 없더군요. 덕분에 다시 받아야 하게 되었습니다.
  간만에 정말 소장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2004-12-16, 0058 hours)

Innocence – movie

사용자 삽입 이미지예전에 누가 간단하게 소감을 써달라기에 간단하게 썼던 것.
덕분에 횡설수설이 되어버렸다.
극장에서 봤습니다. 물론, 오리지널 필름이고, 한국에서죠.
PiFan에서 봤지요.
—–
1편과 비교할 수 있는 줄거리는 아닌 듯 합니다. 평가를 하자면 1편과 동등한 작품성 정도라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상은 아닌 듯 하네요. “마모루가 심심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노센스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이미 만화책과 TV판 애니메이션에서도 한 번씩 등장했던 이야기이기에 신선하다고도 말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인간 사색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줄거리를 인간과 로봇 모두에 대한 사색으로 끌어 올려 놓았기에 완성도는 매우 높습니다.
그래픽 효과는 가히 환상적입니다.
전체 5점 만점이라면 4점 주고 싶습니다.
1편보다 그리 철학적으로 어려운 주제도 아니었습니다.(사실, 1편도 철학적 주제라 보기는 어렵죠. 우연성 기초의 출발에서 나온 지적기능체의 생명 정의에 대한 것이니..) 일반인(혹은 자세하게 그에 대하여 사고해보지 않은 사람)은 ‘음, 그런가보다.’하고 볼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논리적, 철학적으로 전문적인 조사와 토론을 거쳐 본 사람에게는 그리 특별할 것은 없고, 가능성은 있지만 희박한 가능성인 절박한 미래로 비춰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마모루씨는 작품의 재해석시에 너무 과장시키는 듯 한데 이번에도 그런 구석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모루씨는 늘 이루어져서는 안되는 그렇기에 생각해서는 안되는 극단적 미래를 그려놓으셨더군요. 다분히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 앞에 서 있었다면 주먹으로 한 대 치고 싶어지더랍니다.
미래는 다성적으로 다가오지요. 하지만 그것은 서로 혼합되어 일정 수준에 이르러 암묵적 타협에 이르게 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똑같은 기술과 사상을 주제로도 얼마든지 정 반대의 미래세계관이 나옵니다. 그런 수많은 세계관을 현재의 인간은 접해가면서 안정된 미래를 만들어갑니다. 저는 그것을 이 작품의 의의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마 이노센스를 보시더라도 제 말이 영화의 어느 부분이었는지 짜맞추시려면 조금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자체가 담고 있는 메시지와 내용이 많아서요. 극장판 하나에 여러 주제 의식을를 한 번에 내포시켰기 때문입니다. 제가 얘기한 것은 전체적인 총평일 뿐입니다.
제가 이노센스를 여러번 봤다면 많이 이야기 하겠습니만, 한 번 밖에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만 줄이렵니다.
여담으로, 이미 영화에서도 나온 적있는 개(?)의 등장은 반가웠고요. ^^
아라마키 부장에 대하여 말하자면 “늙었군.”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수다가 매우 늘었다죠.
바트에 대해서는 역시나 쿠사나기가 많이 성질 죽여놓은 것이었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