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07년 8월월

산과 숲과 방문자

파리한 안개가 구름이 되어 산을 스쳐갈 때 마중을 나가본다.
피어오르는 공간의 잔재물이여, 그대는 또 어디를 채우려고 그리도 바삐
달아나는가?
숲의 사슴벌레가 그대의 위업에 고개를 쳐드니 다른 모든 벌레가 고개를 숙이는구나.

글을 쓰면서 자주 느끼는데,

  문장이란 것은 조금만 다듬어도 어느새 글에서 느껴지던 습도가 달라져 금새 구조만 맞을 뿐인 무미건조한 글로 변하게 된다.
  때문에 글을 처음 쓸 때의 신선함을 잃지 않기 위해 초본은 종이에 쓰는 버릇을 들이게 되었다. 이것에는 모든 것이 남는다. backspace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흔적이 새겨진다. 삭선의 고뇌까지도.
  새겨진 기억은 오직 바람만이 거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