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소감을 쓸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간략하게 일부만 얘기하고자 합니다.
우주를 사랑하고 갈망하는 사람이라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는 소설이자 영화지요.
원작자인 고 칼 세이건(Carl Sagan)씨는 영화가 나오는 것을 보지 못하고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여주인공은 매우 건전한 – 회의론적 – 과학자입니다. 때문에, 외계인의 존재는 있을거라 생각해도 장담하지 않고, 절대자의 존재 또한 믿지 않습니다. 아니, ‘믿음’이라는 것을 믿지 않습니다.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남주인공은 신부학교에서 파면당한 사람이지만, 절대자의 존재를 믿습니다. 백악관 자문위원에 까진 오른 사람이기도 하지요.
여주인공은 마지막에 변화합니다. 외계인과의 공식적인 First Contact를 통해, 우리가 무언가에 속해있는 존재이며 또한 귀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그리고 그것은 증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이라는 것도…….
하지만 광신자가 되었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그녀는 여전히 지극히 건전한 과학자였습니다. 때문에 자신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을 부정하고 증명하지 못하지요.
‘Contact’는 매우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원하는 연구를 – 무지한 세간의 평에 의해 – 마음대로 할 수 없고 휘둘러짐을 당하는, 그리고 자신들의 주의 때문에 자신을 신뢰할 수 없는 과학자들의 고뇌가 잘 담겨 있습니다.
칼 세이건이 꿈꿨던 것이 실제로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한 발짝 내딛을 수 있을테니까. 그리고 진실을 향해서도 나아갈 수 있을 테니까.
아무리 어서 나아가고 싶어도, small move하라고 세이건은 말합니다. 이렇게 갈망하고 있는데……. 세이건 자신 또한 그렇지만 말입니다.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니까.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 하나를 얘기하죠.
여주인공이 Contact을 했을 때, 그녀가 과거에 상상했었던 펜사콜라 해변이 그녀 주변에 구현됩니다. 그리고 하늘에는 수많은 종류의 별과 우주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정말 아름답기 그지없었습니다. 저곳에서 살고싶다고 생각했지요.
프라네테스의 주인공이 해변에서 외계인을 만나는 꿈을 꾸는 장면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장면은 아마 이 Contact에서 떠온 장면이 아닐까 하네요.
영화의 끝에 For Carl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의 영혼이 평안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