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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걷는 이유야 한가지 뿐이 없지. 자신의 걸음으로 주위를 뒤흔들어 놓고 싶은거다.

나아가

차디찬 공허와
작열의 뜨거움 사이
바람의 구슬서 태어난 그대

커버린 이제
걸을 곳 없어
공터를 날아올라 세상을
둘러봐

별의 구석구석과
하늘을 읊조리게 되었으니
이제는 무한히… 무한히…

지혜 이야기

모래 속 지혜는 먼지가 되어 세상을 돌기로 결심했다.
보라바람이 친구가 되주었다.
먼지는 사람의 눈을 밝혀주기 시작했다.
사람은
눈물 흘리며 기뻐했다.
뫼를 깎고 대기를 갈랐다.
바람은 이제 유유히 흐를 뿐이고, 구슬 밖으로 나가진 못한다.
사람은 안경을
쓰고서 별의 인도를 따르기 시작했다.
지혜는 다시 대지에 잠을 청한다.
다음의 생명을 위하여.

아버지의 눈물

아버지의
실종 바로 전에 자신의 아들을 보았고, “늦었으니 집이 가라”고 했는데…….
그 아버지는 자신이 직접 아들을 집에 데려가지 않은 것을 한평생 후회하겠죠.

인간은 이 생태계의 수컷 중에서 단지 ‘유전자의 제공’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밖, 그 외의 다른 것도 짊어지고 싶어하는 얼마 안되는 생물 중 하나입니다.

아버지의 사랑은 어머니의 사랑보다 주목받지 못하고, 중요시 받지 못하지만 저는 아버지의 사랑이 더 위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신이 자식에 대한 짐을 더 짊어지지 못해 속을 태우며 뒤에서 눈물을 흘리고, 직접적인 행위는 전해주지 않아도 언제나 자식에게서 눈을 떼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은 언제나 어느 자연 생태계를 보나 존재하며 일방적인 관계에 지나치지만, 아버지의 사랑은 그 경우를 살피기가 굉장히 힘들며 또한 상호작용적 사랑이죠.
인간 아버지의 사랑은 어떻게 보면 생태계에 있어 너무나도 형이상학적이고 비정상적인 행위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