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에는 에미넌스 오케스트라Eminence Orchestra가 있습니다. 이 오케스트라는 꽤 특이하게도 클래식을 다루지 않습니다. 이 오케스트라의 관심거리는 오로지 현대 컴퓨터 오락이나 애니메이션 영화 따위에 포함된 음악의 클래지컬 재현 뿐입니다. 젤다의 전설부터 메탈 기어 솔리드, 에반게리온, 모노노케 히메 등과 같은 작품에서 들을 수 있었던 주옥같은 곡만 다루는데요. 어쩌면 소위 ‘서브 컬쳐’의 음악을 다룬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어쨌든간에 플랫폼과 장르에 대한 편협한 시각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오던 음악들을 디지털 연주 녹음 따위가 아닌 실연이나 실황으로 들을 수 있게 해주는 매우 고마운 악단입니다. 매년 A Night in Fantasia concerts를 열고 있습니다.
악단 설립 초기에는 그다지 실력으로 평가받는다고 하긴 조금 어렵고, 부수적 즐거움을 주는데 그쳤습니다만, 몇 년 전에 지휘자(Philip Chu)를 새로 들이고서부터 눈에 띄게 발전하더군요. 악단의 선곡도 보다 포괄적이어지고, 음악의 해석도 보다 좋아졌습니다. 규모 면에서는 지금도 그리 크지는 않아보입니다만, 하나의 악단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개성을 보유한 것 같습니다.

에미넌스를 개과자신시킨 문제의 지휘자(피아노)
이번 앨범을 위한 공식 홈페이지도 있으니 샘플 음반 한 번 들어보시는게 어떨까요. =3 =3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