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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재판 오케스트라 앨범 ~GYAKUTEN MEETS ORCHESTRA~

CPCA-10178
2006/09/30

 종종 되내이던 음이 웅대한 오케스트라 음으로 돌아왔다.
다만, 실황이 아닌 전자음이라서 계속 듣다보면 여타 일렉오케스트라처럼 풍부한 음역감을 살리지 못해서인지 좋은 음에도 불구하고
단조롭게 느껴지는 듯. 실황과는 달리, bps를 줄여도 음감의 별 차이도 못 느끼겠다.
GYAKUTEN MEETS ORCHESTRA1354833181.mp3

Ginette Neveu

 

안동림의 이 한장의 명반 중에서….

  1947년 11월 13일 뉴욕의 카네기 홀에서 지네뜨 느뵈가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데뷔했을 때 미국에서도 가장 신랄하기로 유명한 비평가인
버질 톰슨은 이렇게 썼다

  지네뜨 느뵈는…전후 우리가 듣는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는 유럽의
젊은 예술가 중에서 갖가지 점으로 보아 가장 뛰아나다…  그녀는 위대한
예술가이다  왜냐하면 음색과 기술 및 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재미있는 예술가이다  왜냐하면 독특한 리듬과
커뮤니케이션의 특별한 격렬함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토록 폭 넓고
숭고하며 우아하게 해석된 브람스의 협주곡이란 좀처럼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네뜨 느뵈는 칼 플레시와 조르쥬 에네스코에게서 훈련을 받았으나
어느 특정한 악파를 대표하고 있지는 않다  그녀는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이면 무엇이든, 즉 프랑스, 벨기에,
러시아 그 어느 악파로부터도 다 따왔다  그녀가 이 무렵에 마주친 유일한
어려움은 스타카토였다  이 점에 대해 그녀는 절대적인 완성을 목표로 하여
오랫동안 심혈을 계속했고 결국 그것이 그녀의 특징이 되었다  그녀가
활을 잡는 모양은 모든 바이올린 연주의 권위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녀는 어떤 날은 하이훼츠처럼 쥐는가 하면 다른 날은 프라테스카티처럼
잡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티보 같은 운궁법을 보이기도 했다  이 기이한
현상을 관찰한 빈의 한 평론가는 이렇게 썼다

  그녀에게 사람들이 이끌리는 것은 그녀의 실제 연주와 그 비법한 개성
사이에 존재하는 완전한 조화이다  어떤 특별한 악파에 대한 편향을 조금도
보이지 않고 그녀의 오른손은 비할 바 없는 집중럭을 지니고, 그리고
고귀한 감수성의 강한 정신에 이끌려서 톤의 갖가지 기술적인 변화를
지배한다  그러나 온갖 광채를 내뿜으며 이룩하는 그 톤과 악마적인
피치카토를 튕기기 위해 그녀가 할을 조종하는 그 믿어지지 않는
확실함만이 지네뜨 느뵈의 개성에서 뛰어난 특징이라는 것은 아니다
창조하고 또 창조한다  여기에 그녀의 재능이 있는 것이다

  지네뜨 느뵈는 놀라운 성공의 절정에서 갑자기 이 지상으로부터 사라졌다
그때 나이 30세였다  미국으로 연주 여행을 떠나는 도중 아조레스 군도에
추락한 비행기 속에서 귀중한 스트라디바리우스를 가슴에 꼭 껴안은 채
죽음과 마주쳤다  피아노 반주자인 남동생 쟝도 이 비행기 안에 있었다
느뵈는 이 죽음의 여로에 오르기 직전 노트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었다
마치 자기의 죽음을 예측하기나 한 것처럼…

  직업적 고독 없이는 위대한 일이란 아무것도 이룩되지 않는다  그리고
진정한 위대함은 아마도 눈부시게 빛나는 고독일 것이다…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니까 이따금 소심해진다  그러나 죽음은 사람들의 내부에
지니고 있는 생명과 이상에 따라 받아들여져야 하는 숭고한 것이다  우리가
이 지구상에 머물고 있는 이 슬픈 체류는 사람들이 받아들이기를 원하지
않는 커다란 고난의 시기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