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팟 사용 후, 10일

  사실, 저는 터치팟에 전혀 욕심이 없었답니다. 이미 몇 년 전까지 PDA(iPaq 3850)를 질리도록 써오면서 여러가지 기능을 취해보고, 기기 특성에 따른 사고와 잔고장의 경험하다 결국에 나중에는 노트북 하나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군대에 다녀오고, 군대서 어떻게든 모은 돈과 합쳐서 맥북 사고 났더니 주머니가 썰렁하더라고요. 이런 상황이어서인지 왠지 PDA 계통은 질려버렸다는 느낌이 들고, 노트북이 너무나도 편한겁니다. 별 관심이 없었죠.
 그런데 갑자기 가격 인하 루머에 아이폰 SDK 발표 얘기가 도는 겁니다. 조금 흔들렸지만 사실 그래도 저는 꿋꿋했습니다. ‘가격 인하가 그렇게나 파격적으로 쳐온다면야 꼭 사볼만 하지’정도 였죠.
 그러나, 갑자기 변수가 찾아왔습니다. 제가 전철이라던가에서 짬 내서 책 읽는 것을 꽤나 좋아합니다. 뭐, 그래도 전역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육체적 정신적 피폐로부터 치료는 물론 일도 해야해서 책과 한동안 떨어져 지냈답니다. 그러다 몇 개월만에 다시 책을 한 권 구매했습니다. 휘리릭 둘러봤는데 빽뺵한 활자가 적응이 잘 안되서 방의 정리 중이 다른 책들 위에 며칠 쌓아만 놨습니다만, 어느 날 갑자기 손이 가더군요. 그리고 계속 읽어나갔습니다. 빽빽하게 600페이지의 소설이라 집에서, 전철에서, 식사하면서, 가끔은 걸어다니면서 읽어나갔습니다.
 헌데, 제가 이것저것 잔치레를 많이 가지고 다니다보니, 크기가 크거나 두꺼운 책을 가지고 다니는게 무척이나 버겁습니다. 활자는 필요한데, 가방의 경이로운 무게에 감히 읽을거리를 넣을 수가 없더라고요. 뭐, 이미 읽기 시작한 책은 가지고 다니지만요. 덕분에 튼튼한 양장인데도 책이 가하고 끄트머리가 조금 손상됬네요.
 여튼 간에 그러다보니, 예전에 PDA로 전철에서 아침마다 윈도 싱크토이로 넣어둔 CNN 헤드라인 영상과 오디오 그리고 ‘활자’가 떠오르더군요. 그 가벼움. 편리함. 하지만 PDA는 이제 많이 피곤하다만……. 번뜩 머리 한 구석 ‘터치팟, 해킹’이 스쳐지나갑니다. 이미 제 머릿 속에서는 ‘Read or die’라는 문구가 빙빙 돌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 가입해서 시장 조사를 시작했지요. 전에 없던 뽐뿌가 제 눈에서 광채를 내고 있었습니다. 가격 인하 루머에 SDK 나올 때까지만 기다려보고 아니면.. 그냥 살자는 마음이었는데, 반나절 지나면 무의식 적으로 중고 장터를 훑고 있더라고요. ‘아냐. SDK 나오면 보기로 했잖아. 왜 자꾸 잊어먹지’하며 브라우져를 내렸습니다.
 아이챗으로 네이버맥에서 챗을 하던 중 깨달았습니다. 평소에 무의미한 ‘지름’이 없다 자부하는 저에게, 생의 두번째 지름이 내렸다는 것을! 결국 간단한 챗을 하고서 설탕몰에서서 신한(구LG)카드 할인과 코폰 할인으로 구매했습니다. 왜인지 비교적 괘찮아보이던 은행 잔고가 갑자기 왜이리도 덧없어 보이는지요. 3일 후에 도착.

 예.. 그런겁니다. 저는 터치팟을 ‘활자’나 읽으려고 산겁니다. orz.
 
SDK 기다려보느라 아직 해킹은 안하고 써왔습니다만(의외로 이것만으로도 잘 쓰더군요. 활자를 못 읽어 불만이지만) 애플스토어가 금방이라도 개장해서 텍스트뷰워가 제공되지 않는 한, (1.1.3이후 어플 등록이 지워지는건 안타깝지만, 해킹해서 쓸 수 있게할 수 있더라도 복원하면 다시 사라질테니까요) 조만간 해킹하게 될것 같습니다. 뭐, 근데 해킹해도 눕혀스는 못읽는 거 같아 돈이 조금 아깝습니다.
 애플 나빠요!

iPod Touch & Macbook: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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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터치팟 사용 후, 10일” 에 하나의 답글

  1. FoW 아바타
    FoW

      그나저나 애플 번들 이어폰 그냥 썼다가 귀 부숴질 것 같습니다. 선율은 안들리고 드럼치는 쪽 소리만 잔뜩이네요. 이 차이가 커서 야외에서 들으면 소리를 키울 수 밖에 없는데, 이리되니 귀가 너무 아픕니다.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동글이가 고장나서 새로 사야하는데 내일 중고로 아이팟 전용으로 하나 구할 수 있을 듯 하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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